욕실이나 방을 청소하다 보면
눈에 많이 띄는 먼지 중 1순위가 머리카락입니다. 언제 어느새 그리도 많이 떨어졌는지, 그리고 어쩌면 청소하기 힘든 곳에만 몰려
있는지 모처럼 부지런을 떨려고 해도 항상 골치거리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 머리에 있을 때에는 나름대로 관리도 하고 신경도 썼던 것이지만 그렇다고 무슨 불결한 것이 묻어 있는 것도
아닌데도 그리 깨끗하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남성도 그렇겠으나 특히 여성분들은 자신의 머리카락에 많은 시간을 들인다고 합니다. 머리카락이 긴 분들은, 머리를 감은 후에도 오랜
시간을 들여 말리고 영양제도 바르며, 자주 미용실에 들러 손질도 한다는데, 아무리 그런 분들도 한 번 빠진 머리카락까지 그처럼 정성
들여 관리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 사람 또한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성경을 잠시 찾아봅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 사람이 내 안에 거하지 아니하면 가지처럼 밖에 버려져 마르나니 사람들이 그것을 모아다가 불에 던져 사르느니라” (요
15:5~6)
매우 익숙한 구절이지만 머리카락과 연관시켜보아도 적용되는 말씀 같습니다. 머리에 붙어 있을 때에는 그 머리카락이 어디에 있는 것이든
밤이나 낮이나 쉼 없이 영양이 공급되고 사람들은 깨끗하게 보존하고 관리도 하며, 건강하고 아름다운 머리카락은 그 사람을 빛내주기까지
하지만, 한 번 빠지고 나면 마치 불결한 먼지라도 되듯이 쓰레기통에 넣거나 청소기로 치워버리듯, 우리가 예수님 안에 거하기만 하면
우리가 언제 어느 곳에 있든 주님의 사랑 안에서 은혜를 누리고 열매도 맺을 수 있겠으나, 한 번 ‘예수님’이라는 포도나무를 떠난
가지는 ‘청소 대상 1순위’가 되고 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것을 알기에 다윗은 이렇게 고백했는지도 모릅니다.
“나의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정녕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리로다” (시 23:6)
저는 요즘 일본으로 대학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오는 6월에 큰 시험을 앞두고 있습니다. 자격증이나 능력시험
정도라면 다음이라도 얼마든지 기회가 있겠으나 아무래도 ‘대학입학’이 걸려있는 터라 학생에 따라서는 하루하루 지날수록 긴장도 되고
신경이 예민해져 갑니다. 이 아이들을 위해 매일 20문제씩을 준비하는데, 제게는 올해가 첫 해인지라 아무런 사전 자료가 없기에
하나부터 열까지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주중에는 수업과 수업 사이에 시간을 내거나 퇴근한 다음에 만들기도 하지만, 하루 정도 여유가
있으면 적어도 3일 분량 되는 자료들을 만들 수 있습니다. 수업 일정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짜여 있으니 자료를 만들기 위해 ‘주일
하루를 빠진다는 것’에 대한 달콤한 유혹이 얼마나 강한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런 유혹은 비단 저뿐만이 아니라 우리 갈릴리에도 많은
분들께서 가지고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방이나 욕실에서 눈에 띄는 머리카락이나 주님으로부터 떨어져 나간 포도나무 가지처럼 ‘청소대상 1순위’가 될 수는
없겠지요. 이를 이기고 하나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5연습실 문을 들어설 때 주님은 더욱 기뻐하시리라 믿습니다.
성경 말씀처럼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며 30배 60배 100배 열매를 맺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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