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을 믿은 사람들의
대표적인 성지로 꼽히는 곳, 기원전 1000년 경에 다윗성으로서 수도로 정해지며 지금 이 순간도 많은 순례객으로 넘치는 곳,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평화’라는 말과는 어딘지 어울리지 않는 곳이 바로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입니다.
구약시대부터도 전쟁이 일어나면 그 한 복판에는 예루살렘이 있었으며, 솔로몬에 의해 건축된 제1성전은 기원전 521년 바빌론의 왕
느부갓네살에 의해 헐리고 (예레미야 52:12~13), 스알디엘의 아들 스룹바벨과 요사닥의 아들 예수아의 지휘(에스라 5:2)로
건축된 제2성전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마 24:1~2, 막 13:2, 눅 21:5~6) 기원후 70년에 로마군에 의해
파괴되고 현재는 서쪽 벽만 남아있으며, 또한 제2성전 자리에는 예수님의 신격을 부정하는 이슬람 성전이 세워져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이 많이 찾는 성지순례라고 하면 터키나 이집트보다 아무래도 예루살렘이겠지요. 그 곳에는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던 감람산도 있고
십자가를 메고 걸어가신 비아 돌로로사도 있습니다.
얼마 전 본 다큐멘터리에서는 성경 기록 등을 바탕으로 발굴작업을 하는 고고학자들이 소개되었습니다. 시작은 같았으나 목적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한 쪽은 성경에 기록된 내용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와 다른 한 쪽은 이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고고학자만이 아니라 기타 역사학자들의 생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분들이 느끼기에는 ‘성경’이란 수많은 역사기록 중
하나이며 실제로 인간에 의해 발견된 자료가 있었을 때만 어느 정도 사실로 받아 들이며 “성경에는 예수가 ‘나사렛 사람’으로 나오지만
역사적인 기록에 의하면 당시 ‘나사렛’이라는 지역 자체가 없었다”는 등의 ‘해석’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주장 모두가 ‘I
think(내 생각에는)’로 시작하는 것을 보더라도 매우 자의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겠지요.
사실 이런 일은 지금까지도 많이 있어왔습니다. 성경에 대한 회의론자들은 예컨대 성경에 있는 기록 외에 ‘빌라도’가 유대를 다스렸다는
기록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들어 공격 하기도 했으나 1961년 이탈리아 고고학자들이 가이사랴에 있던 고대 극장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가로 2피트, 세로 3피트 정도 되는 돌판 하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서판에는 선명하게 ‘유대 장관 본디오 빌라도가 가이사랴
사람들에게 티베리움을 하사하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 발견으로 인해 당시까지 ‘빌라도에 대한 기록의 부재’을 빌미로 성경을
공격하는 이들의 주장은 자취를 감추게 되었습니다.
“이르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왕이여 하늘에는 평화요 가장 높은 곳에는 영광이로다 하니 무리 중 어떤 바리새인들이 말하되
선생이여 당신의 제자들을 책망하소서 하거늘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만일 이 사람들이 침묵하면 돌들이 소리 지르리라
하시니라” (눅 19:38~40)
우리가 생각하는 ‘성지(聖地)’는 구약과 신약에 등장하는 장소이며 특히 예수님과 사도들이 활동했던 무대를 생각합니다. 만약 예수님이
공생애 기간 3년을 포함해 약 33년 정도만 활동하다 가셨을 뿐이라면 성지는 바로 그곳뿐일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계시며 성령님을 통해 역사하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진정한 성지는 어디일까요. 성경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이라 시인하면 하나님이 그의 안에 거하시고 그도 하나님 안에 거하느니라”(요일 4:15)
“바리새인들이 하나님의 나라가 어느 때에 임하나이까 묻거늘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하나님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요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눅 17:20~21)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 시인하는 우리에게 있어서는 우리 안에 하나님이 거하시고 하나님 나라도 우리 안에 있다고 기록합니다. 즉,
예수님이 활동하셨던 무대는 바다멀리 떨어진 외국도 아니며 몇 백 년 몇 천 년 전 아득히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바로 우리 몸 안에 있는 것이라고 성경은 말씀하고 계십니다.
과거 유적지와 성지를 탐방하는 것은 매우 값진 일이며 저도 한 번은 가보고 싶지만, 단지 그 곳을 밟는다는 사실에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하여금 ‘우리 마음 속에 있는 성지’로 조금 더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가을비가 촉촉히 내리는 주일입니다. 연습 속에서 예배 속에서 그리고 찬양 속에서 우리 마음 속에 계신 예수님을 만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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