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새벽기도 때 사무엘하
6장에 대해 들었습니다. 장면은 그 동안 빼앗겼던 하나님의 법궤를 이스라엘로 되돌려올 때의 일입니다. 다윗은 3만명을 동원하며 수금과
소고와 양금과 제금 등을 연주하도록 하여 온 국민의 축제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법궤를 옮겨 옵니다. 웃사와 아효는 수레에 싣고 법궤를
운반하던 중 나곤의 타작마당에 이르자 소들이 뛰기에 웃사가 손으로 법궤를 붙들었더니 하나님께서 진노하셔서 웃사가 법궤 곁에서 죽었다는
사실을 기록합니다.
오래 전 이 부분을 읽었을 때 의문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웃사는 소들이 날뛰기에 법궤가 혹시나 떨어지지나 않을까 하여 붙들었을
뿐이며, 무슨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왜 하나님께서는 진노하셨을까 하는 점이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목사님 말씀에 의하면 수레로 운반하는 방법은 당시 블레셋 지방에서 개발된 최신 운송수단이었다고 합니다. 사람이 짊어지고 운반하는
것보다는 수레를 이용하는 것이 분명 편리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법궤를 고핫 자손이 짊어지도록 명하셨다고 합니다. 나중에 성경을
찾아보니 분명 그 구절이 있더군요.
“진영을 떠날 때에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성소와 성소의 모든 기구 덮는 일을 마치거든 고핫 자손들이 와서 멜 것이니라 그러나 성물은
만지지 말라 그들이 죽으리라 회막 물건 중에서 이것들은 고핫 자손이 멜 것이며”(민 4:15)
그렇다면 왜 고핫 자손이었을까 하고 다시 찾아보았습니다. 고핫이란 레위의 둘째 아들로서 하나님의 성소를 관리하는 직분을 맡은 레위
족속 중에서도 특별히 법궤 운반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성경에는 웃사와 아효는 그 동안 블레셋한테 빼앗겼던 법궤를 20년 동안 자신의
집에 두고 지켜왔던, 기럇여아림에 사는 아비나답의 두 아들이었습니다. 기럇여아림이라는 곳은 여호수아 18장에 의하면 베냐민 지파에게
주어진 땅이라고 하는군요. 즉, 성경에는 구체적으로 웃사가 레위 자손인지 여부에 대해 명시하지는 않고 있으나 위와 같은 내용을 볼 때
아마도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선정된 것이 아닌, ‘편의상’ 그 동안 집에 보관하고 있던 아비나답의 아들들이 ‘편의상’ 수레를 이용하여
운반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의 말씀’에서 법궤의 운반은 ‘고핫 자손이’ ‘(채를 양편고리에 꿰어 어깨에) 멜
것’이라고 하셨으나, ‘편의상’ ‘고핫 자손이 아닌 자들이’ ‘수레로 운반했던’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본다면 하나님께서 진노하신
이유는 단순히 웃사가 법궤를 만졌기 때문 만은 아닌 듯합니다. 다윗이 3만명을 동원하여 축제 분위기로 이 행사를 연출한 이유는, 물론
국가적 경사였기 때문이기도 하겠으나, 반면에는 자신의 세력 과시를 위한 것일 수도 있었겠지요. 그러나 3만명이 아닌 300만명을
총동원하여 겉보기만 성대하게 했을지라도 이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는 방법이었기에 결국 법궤 운반을 맡고 있던 웃사의 죽음이라는
불행한 결과로 말미암아 행사 자체가 실패로 끝나고 맙니다.
이 일로 인하여 다윗은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일을 미루고 가드 사람 오벧에돔의 집으로 메어 갔다고 하는데, 성경에 의하면 그는
바로 고라 자손이었다고 합니다(대상 26:1, 4). 그리고 오벧에돔의 집에서 다윗 성으로 옮길 때에는 궤를 멨다는 기록을 볼
때(대상 15:25) 다윗은 처음에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깨달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과학이 발전하고 성경 당시와 비교해 본다면 편리해진 부분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편의를 위해 사람의 방법대로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순종으로써 섬기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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