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임원회의 때문에
조금 이른 시간에 교회에 나왔습니다만 아직 오후 12시도 안 되었기에 연습실 문도 잠겨 있어, 마치 동물원 호랑이처럼 이리저리
어슬렁거리다가, 결국 5층에서 대성전 들어가는 내리막길로 가는 도중에 있는 입구를 통해 잠깐 대성전에 들렀습니다. 성전에서는 3부
예배가 드려지고 있었으며, 많은 성도님들로 4층까지 빼곡히 차 있었고, 의자가 없는 분들은 바닥에 앉아 계셨습니다.
그와 같은 풍경을 보는 것이 처음은 아니며, 정말 주님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그 곳에서 예배 드리시는 모습이 매우 은혜로웠으나, 다른
한 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 자리에 계신 분들 중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요. 멀리서 오시는 분들, 자신의 모교회 예배를 드리고 오시는 분들, 그날 특별히
사정이 있어 늦으신 분들…….
그런데 그 자리에서는 강단이 보이지 않더군요. 모니터로만 목사님 모습이 보일 뿐이었습니다. 교회에 도착한 시간으로 보자면 길어 봤자
몇 십분 차이도 나지 않았을 텐데도. 누구는 강대상 바로 앞에, 또 누구는 모니터로, 그것도 자리를 잘못 잡으면 모니터마저 기둥에
가려 안 보이는 곳에 있게 됩니다.
주일 예배 정도야 다음 주에 일찍 오면 그만이겠으나, 장차 천국에 가서 예배 드릴 때를 떠올려 봅니다. 그래도 천국에 들어간
사람들이라면 나빠 봤자 얼마나 나쁘겠으며, 또한 같은 사람인데 거룩해 봤자 얼마나 거룩하겠습니까마는, 분명 누구는 예수님 바로
가까이에, 그리고 또 누구는 예수님의 윤곽도 희미하게 보일 듯 말 듯한 곳에 앉게 되지나 않을까 합니다.
그 차이? 아마도 시간으로 본다면 불과 몇 십분 차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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